우주 왕복선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놀라운 물건이다. 이런 우주 왕복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럼 자동차는? 자동차는 평균적인 성인이라면 대부분 문제없이 다룰 수 있다. … 그럼 새로 게임을 시작하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은 우주 왕복선과 자동차 중 무엇이 되어야 할까? … 지금 우리가 상대하는 소비자는 만 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떠올려보자.
– 출처 : 온라인 게임 기획, 이렇게 한다 : Developing Online Games An Insider’s Guide > 새로운 플레이어가 가지게 될 경험
돈을 지불하고 얻은 게임과 무료로 얻은 게임을 생각해 보자. 돈을 주고 산 게임의 경우 유저들은 적어도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은 게임을 즐기려 노력하며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려 시도한다. 몇만 원의 비용을 치른 게임의 조작체계가 그동안 즐겨온 게임과 다르다고 5분 만에 집어던지는 일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조작체계나 카메라의 시점 등이 불편하다고 욕을 많이 할지 몰라도 결국은 많은 유저가 그에 적응하고 게임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무료로 할 수 있는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위에 언급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패턴을 보이곤 한다. 같은 유저라 하더라도, 이러한 게임을 할 때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유저는 당연하단 듯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몇 분 내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웹 페이지의 설명서를 읽는 것은 고사하고, 게임 내 제공해 주는 도움말을 찾아 보거나,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춰 이야기해주는 메시지를 읽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무언가 거치적거리거나, 진행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지극히 당연하다. 문턱이 높을수록 이탈률이 낮다는 것은 비단 게임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혹자는 이러한 유저들을 게이머가 아니라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며 우리가 적응해야 할 대상이다. 개인적으로는 달성해야 하는 도전 목표로 삼고 싶다. 외형과 조작 방식은 일종의 표현 양식이며, 게임의 핵심 재미와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표현 양식으로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게임도 존재한다. 주로 닌텐도의 게임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들이 더 많다. 같은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재미를 주는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