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를 사로 잡고 있는 화두는 ‘일정, 할일, 아이디어에 대한 기록, 정리, 관리’ 이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빠짐없이 적고, 잘 살펴볼 수 있고, 유기적으로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으며, 잘 정리하여 다음에 써먹을 수 있는가? 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의 다양한 책도 보고 있고, 주변에 이러한 것이 뛰어난 사람, 성공한 사람들의 기록 매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다양한 장치와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고 있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도구라면 PDA이다. PDA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정보의 재사용성과 동기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PDA에 입력된 정보는 완벽하게 디지털 화 된 데이터다. PC와 동기화 하여 여러 가지로 재 사용이 가능하다. 아웃룩 – Gsyncit – 구글 캘린더까지 연동이 되어 일정 공유도 가능하다. 거기에 보이스 레코딩, 그림 입력 기능도 존재한다.
하지만 PDA의 한계는 명확하다. 일정, 할 일등 ‘단어와 짧은 문장 위주의 사실’ 성격의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고,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아이디어의 기록과 발전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
이런 한계를 느끼는 도중, 재미있는 책을 한 권 발견했다.
‘CEO의 메모’ 라는, 아주 흔한 재목과, ‘나는 포스트잇 1장으로 CEO가 됐다’ 라는 조금 시선을 끄는 카피가 담긴 책이다.
어느 NHK기자가 쓴, 본인의 포스트잇을 활용법이 담겨 있으며, 읽어본 내용을 나름대로 재구성해보자면:
- 휴대용 기록 매체 중 가장 빠르게 생각하는 바를 적을 수 있는 것은 손 글씨 이며, 포스트잇은 손 글씨를 적기에 적합하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펜과 수첩을 들고 다닌다.
(멀리 보지 않더라도, 회사의 서관희이사님도 작은 수첩 하나만 들고 다니신다.)
- 종이에 펜으로 쓰는 것은 텍스트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부가 정보도 표현할 수 있다 : 밑줄, 크고 작은 글씨. 주석. 기호와 그림 등.
- 포스트잇의 면적은 넓지 않다. 생각을 간결하게 적어야 한다. 메모는 기억의 보조 수단이며, 짧게만 적어둬도 회상하는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간결하다는 것이 인덱싱에 유리하다.
- 포스트잇에 써 둔 메모는 재가공의 필요가 없다. 보존도 쉽다. 어딘가에 붙여두면 된다.
- 포스트잇은 친숙하다. PDA나 카메라, 보이스 레코더보다 시선을 끌지 않는다.
- 핵심 포인트 : 포스트잇에 적어둔 메모들은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 현실 공간 이외의 공간적 제약이 없다. (한눈에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높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큰 디스플레이를 쓰는 것은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얼마든지 펼쳐놓고 한눈에 볼 수 있다. 원하는 정보만 추려 분류할 수 있으며, 인과 관계에 따라 배치할 수 있으며. 필요 없어진 정보를 없애기도 쉽다. 다양한 메모의 아이디어들을 유기적으로 엮어 완성키는 데 더 없이 좋다.
- 다른 말로 하자면, 비주얼 싱킹에 아주 적합하다. 비주얼 싱킹의 대표주자인 마인드맵만 보아도, PC용으로 수많은 마인드맵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아직도 종이와 (다양한 색상의)펜을 선호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본인의 경험으로, PC용의 좋은 점이라면 항목과 가지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인데, 포스트 잇은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