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간, 이래저래 운전하고 다니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 요즘은 이상하게 관리에 대한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운전을 할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운전을 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을 때 잔소리가 심해지고 불안해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아있는 사람의 경력 차이가 심할수록 증가한다. 특히, 운전자가 운전을 처음 배울 때, 이 현상은 극한에 달한다. 제 아무리 금술이 좋은 부부라고 해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는 상황에서 한번도 싸우지 않기는 힘들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조수석에 앉은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차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운전 하는 것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운전자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해서 저렇게 운전을 하는지, 옆에 앉은 사람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운전자에게 운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자신의 잣대로 운전자의 행동에 조언을 가한다. 하지만, 운전자도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운전을 하기 때문에, 조수석에 앉은 사람의 이야기를 “잔소리”로 받아 들이게 된다. 이러한 “잔소리”는 운전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며, 반복될 경우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에 대한 “주체성”이 침해 당한다는 느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싸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갑자기, 이 상황을 “관리자와 실무 작업자에 비유하면 잘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지금부터, 관리자는 사장, 실무 작업자는 기사라 칭하며 생각을 풀어보겠다.
산전 수전 다 겪은 후, 이제 막 사장으로 임명된 사람에게 풋내기 기사가 붙었다고 해보자. 그런데, 사장이 보기에, 기사의 운전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고 해보자. 가속이 너무 빨라서 차가 쏠리고, 차간거리도 너무 좁은 것 같고, 차선 변경도 너무 위험하게 하는 느낌도 들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사장이 기사에게 이러한 것 하나 하나를 잔소리 하듯 지적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운전이 좋아질 가능성이 약간 있을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작용은 무척 많을 것이다.
특히, “왜 기사가 배정 되었을까?” 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승진 했으니까, 남들 보기 좋게 하려고, 사장쯤 되면 체면도 있으니까 회사에서 기사를 배정해 주었을까? (이쯤에서 시인하자면, 어울리지 않는 소재로 비유를 시작했다는 것에 후회를 하고 있다. 왜. 사장이 되어 보지도 못했으면서, 기사가 모는 차도 타보지 못했으면서 이런 소재로 시작했을까? 하지만, 이 것은 어디까지나 비유이다.) 아마도, “쾌적하게 이동하여, 더 좋은 컨디션으로 다음 업무를 수행” 하거나, “이동하는 시간에 보고서 검토나 전화를 통한 회의 수행”등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산성을 높이라는 목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사장은 운전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명확한 지시만 하면 된다. “어디로 가자.” 라고. 어떻게 가든지, 그것은 기사의 영역이다. 그리고, 사장은 운전에 대한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동하는 시간을 얼마든지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사는 주어진 목표를 행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만약에, 자신이 기사보다 길이나 교통 상황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 “이 시간엔 어디가 막히니까 어느 도로를 타고 가자.” 라고 지시하면 된다. 어느 길로 갈지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는 시간적 손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사가 길을 잘못 선택해서 늦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줄일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사에게 노하우를 전수 해 줄 수 있다.
기사에게 “칭찬”과 “감사”라는 피드백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차피 함께 다니는 이상, 뭔가 지시가 가고, 결과를 받는 관계인 이상, 피드백은 필히 하는 것이 생산성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당연한 것이지만, 평소보다 승차감이 좋았다거나, 평소보다 빨리 도착했다는 등의 “운전” 행동 자체에 대한 피드백을 자주 준다면, 기사도 자신의 업무를 더 충실하게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사장에 대한 기사의 마음가짐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사의 운전 습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직접적으로 세세히, 매번 지적을 한다면 사장도, 기사도 피곤할 것이다. 게다가 사장은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업무도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에는 잠시 신경을 끄고, 도착한 이후 넌지시 “오늘 운전이 조금 거칠었네.” 라고 말해주면 어떨까? 생각이 없는 기사가 아니라면, 다음 번에는 모든 면을 더 신경 쓸 것이다. 물론, 이러한 효과가 나기 위해서는, 바로 위에 언급한 “긍정적 피드백”이 저변에 깔려 있어야 할 것이다.
다 적고 돌아보니, 묘하게 관점이 어긋났다. 원래, 운전에 비유를 하려고 했던 것은, “실무를 직접 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감은 작업 과정에 대한 완벽주의를 포기함으로써 없앨 수 있으며, 직접 작업을 하지 않음으로써 더 높은 시각을 가지고 여러 실무자들을 옳은 방향, 혹은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뭐. 전문 분야의 글도 아니고, 이 글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게재한다. (실은 블로그에 글을 올린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