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하는 세상을 디자인한다는것 – 책에서 발췌




영화에서 우리는 사례를 통해 학습한다. 반면 게임에서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 여기서 차이점은 누가 상황을 좌지우지하느냐다. 영화는 작가나 감독이, 게임에서는 게이머가 주체가 된다. 바로 이 특징이 그토록 많은 창의력을 낳는다. 우리 대부분은 게임보다는 영화에 익숙해 있다. 그리하여 게임의 흐름을 조종하려고 시도하면서 영화의 테크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게이머들은 갑자기 통제권을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지고 만다.(‘쌍방향 영화’라는 것이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인의 첫 번째 원칙은 ‘게임 하는 사람에게서 절대로 통제권을 빼앗지 않을 것’이다. 좋은 게임을 보면 언제나 이 원칙이 지켜진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게이머가 주도권을 놓치게 해서는 안 된다. 유일한 예외라면 단계별 구성에서 한 단계가 끝났을 때 예를 들어 레벨이 올라갔을 때 화면이 바뀌는 순간뿐이다.

디자인 과정에 적용되는 두 번째 규칙은 ‘고객이 안내자가 되도록 하라’ 라는 것이다. 감독이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독재자’여야 한다는 할리우드 사고방식을 버려라. 물론 꿰뚫어보는 눈은 필요하다. 하지만 당신의 디자인을 어떻게 읽어야 한다고 강제할 수는 없다. 게이머들은 당신이 만들어놓은 것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행동할 것이다. 당신의 의도가 언제나 잘못 해석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은 다만 게임의 전체적인 윤곽만을 잡는다고 생각하라. 세부를 채우는 것은 고객이 할 일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전반적인 틀을 만들고 게이머가 게임 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채워지도록 해야 한다. 영화와 달리 게임 속 세상은 더 많은 해석 가능성을 유연하게 열어줄수록 더 강력해진다.

세 번째 규칙은 ‘테스트 버전을 바탕으로 디자인하라;는 것이다. 디자인 과정에서 사용되는 매체는 다양하다. 영화라면 시나리오가, 놀이기구라면 모델이, 그리고 게임이라면 테스트버전이 사용된다. 시나리오나 모델을 가지고 테트리스 혹은 팩맨 비디오 게임을 판매할 수 있겠는가? 멋진 애니메이션, 흥미진진한 상호작용성 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게 뻔하다. 그리고 이는 직접 게임을 해보면서 느낄 수밖에 없다. 테스트 버전이나 데모버전은 당신이 만들어낸 세계가 정말로 매력적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모든 게임이 디자인 완성 단계 이전에 맞닥뜨리는 막다른 골목과 혼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문자적인 반면 게임은 보다 상징적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이건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인 경향이 그렇다는 말이다. 영화는 인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개인적인 차원의 일을 다루지만 게임은 문화의 구조적인 측면에 보다 중점을 둔다. 체스는 군사작전에 대한 게임이고 블루마블은 부동산 매매에 대한 게임이다. 야구나 컴퓨터 게임 같은 것은 노력의 가치를 알려주고 패자에게도 명예가 있다는 것, 노력하다 보면 결국 승리한다는 것 등을 가르쳐 준다. 이 모두가 대단히 상징적이다. 축구는 영역성을 가르치는 게임이다. 영장류는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한다. 우리 인간도 영장류다. 축구 경기에서 똥 모양의 공이 선수들 다리 사이를 오가면서 상대의 영역을 공격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조 갈린턴 Joe Garlington 창조적 개발팀 쇼 프로듀서

책을 보다가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어서 옮겨 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이 게임과는 아무 관계 없는 책이었다는 것;;

책 소개는 나중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