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람들과 이야기 하며 팀장을 우산에 비유했다.
- 좋은 팀장은 투명한 비닐 우산이다. 하늘은 잘 보이되, 빗방울을 잘 막아준다.
- 보통 팀장은 불투명 우산이다. 하늘은 안보이더라도, 비는 맞지 않는다.
- 안 좋은 팀장은 찢어진 우산이다. 하늘이 찢어진 틈새로 조금씩 보이지만 비에 젖는다.
- 물론, 하늘은 가리면서 빗방울은 아주 잘 투과시켜주는, 도저히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우산 같은 팀장도 있기는 할 것이다. 차라리 그냥 비를 맞는 게 더 좋을 것이다.
- 갑자기 여기에 하나를 추가시고 싶다. 상당히 안 좋은 팀장은 반쯤 찢어진 불투명 우산이 마구 흔들리고,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늘이 보이기는 하나 온전한 하늘을 보기는 힘들며, 특히 특정 방향만 보이기 때문에 전체를 파악하지 못한다. 물론 비는 맞는다. 여기에 악의가 포함된 “우산 컨트롤 스킬”이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늘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보여준다면? 교묘하게 우산을 돌려, 한 조각 햇살이 비치는 곳만 보이게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리고 우산을 교묘하게 돌려, 우산 밑에 있는 여러 사람 중 일부 사람들만 비를 맞게 한다면?
- 물론 최악의 팀장은 위에서 펴진 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펴진 우산일 것이다. 사람들을 뿔뿔이 찢어 놓는 것은 조직의 장악력을 높이는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이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이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 이쯤 되면 하늘이 보이는 것이라거나, 비에 맞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게 될 것은 당연할 것이다.
[#M_조금만 부연 설명을 하자면…|닫기|
조직체계, system이란 무엇인가? 프로젝트에 사람이 많을 수록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조직 체계는 팀에 사람이 늘어날 때,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을 팀 단위로 묶어, “묶여진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자유롭게 놔둔다.
– 팀간 커뮤니케이션은 팀의 대표를 통한다.
– 이렇게 함으로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줄어든다.
물론, 최근 애자일 방법론에서는 전통적인 팀 조직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하며 역할별 팀 구분이 아니라 (디자인 팀, 프로그램 팀, 아트 팀 등) 과제별로 팀을 꾸려야(코어 팀, 네트워크 팀, 전투 팀 등등) 한다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묶는 방법”의 차이일 뿐, “어떻게 묶어서 필요한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해주며, 중요도가 낮은 커뮤니케이션은 간접적으로 들리게 하느냐”의 관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어쨌거나, 전통적인 조직에서는 “팀장”이라는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특히, 정보의 채널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팀장은 리더이며, 작업 결과물을 검수하는 자이며, 그들의 일을 체크하고, 연봉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 중요하다.) 정보를 받아서 전달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을 필터링 하고, 누구에게 알려주냐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동시에 큰 영향력을 갖는다. 정보 = 힘이다. 이것을 스스로의 권위를 높이고, 권력을 증가시키는데 사용하는 것은 정말 안 좋다.
그리고, 위 “팀장과 우산”의 비유는 거피게임즈를 다닐때 에고씨와 한 이야기라고 기억한다.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124&itemno=5502
이런 우산이 좋을듯.. 앗 품절이네..
100km/h의 강풍에도 안전한 우산이라… 좋겠네. (사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