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기획, 이렇게 한다 : Developing Online Games An Insider’s Guide
제시카 멀리건, 브리짓 패트로브스키 공저
총평
온라인 게임 개발 1세대의 경험 위주로 쓰인 책으로, 2002년에 출간되었으며 2003년에 국내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2002년 이전에 서양에서 출시된 다양한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야기와 각종 인터뷰, 포스트모텀등이 담겨 있다.
6년이 지난 책이지만, 지금도 유효하게 살아있는 경험을 던져주고 있다. 게임은 숨 가쁘게 바뀌어 왔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게임을 만드는 조직,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본문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이유 > 사기 진작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라
현명한 관리자라면 프로젝트 기간 동안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까지도 예산에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많은 회사가 이런 부분에 예산을 배정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야식비나 기념일 축하를 위한 작은 선물 비용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기간이 길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심한 온라인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적절한 휴식이다. … 또 사기를 올리려고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프로젝트 내내 팀의 분위기를 밝게 유하며며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프로듀서나 프로젝트 관리자는 팀의 사기를 책임질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이로 말미암아 팀의 분위기나 개인의 감정에 다치는 일은 없는지 항상 주의해야 한다. 너무나 많은 관리자가 이런 것을 잊어버린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이다. 그리고 보상은 사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기반이 된다. 적정한 보상이 없다면 높은 사기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물론, 보수 만으로 높은 사기를 얻기도 힘들다. 높은 사기를 얻으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게임은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1세대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물 나는 이야기들이 많다. 라면으로 끼니를 연명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외주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변두리 낡은 가옥이나 비닐하우스 가건물에서 개발을 했다는 이야기들이 지금도 술자리가 생기면 하나 둘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잘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은 매달 수억 이상의 이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거대 자본들이 게임 회사로 흘러들어오고 있으며, 흥행작을 만든 회사는 스스로 거대 자본이 되어 버렸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배고픈 자기 희생적 작업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보수와 복지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기이다. 팀의 사기, 분위기들을 항시 파악하고 관리해야 팀을 잘 이끌어 계획대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가난했던 그 시절, 가난했음에도 그렇게 게임 제작에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사기를 끓어 오르게 만들었을까?
몇가지 충고 by 토마스 호월트 – 아나키 온라인의 프로젝트 관리자
문제는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다 : 팀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면 가능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팀 분위기가 망가지도록 두어선 안 된다. 갈등이나 긴장이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때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잘 관리되는 경우에 한해서다. 또 팀이 얼마나 성숙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성숙한 팀은 문제와 시련에 강하다. 하지만 성숙하기까지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포스트 모르템 – AO > 삶의 동기를 주기 위한 준비 작업 : 배경 이야기
플레이어들과 그 밖의 다른 전문가들과 논의해본 결과 배경 이야기를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논의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론은 “플레이어들을 스토리에 따라서 행동하게 할 수는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라는 것이다. … 이런 작업은 차라리 뛰어난 배경 이야기를 만들고, 환상적인 설정을 통해서 그저 언덕 아래로 수레바퀴를 굴리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때때로 좌측이나 우측으로 방향을 살짝 틀 수 있게끔 약간의 간섭을 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수레바퀴에 속도를 더해줄 수 있는 사람은 플레이어들이다.
공간이 콘텐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툴이 있고 이것을 이용해 넓디넓은 공간에 원하는 대로 지형, NPC, 오브젝트들을 집어넣을 수 있다고 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짓일까? 더 중요한 것은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툴이 모두 있는가?’ 를 따지기 전에 ‘이 툴을 무엇에 써야 하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더 많은 것 그리고 더 큰 것이 항상 더 좋은 것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만약 모든 플레이어가 커다란 넓이의 공간을 원했다면 애쉬론즈 콜이 모법적인 게임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애쉬론즈 콜의 광대한 공간이 에버퀘스트의 작은 존에 비해 지루하다는 평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 애쉬론즈 콜의 공간적 크기는 실제 시간으로 몇 시간씩 걸려서 이동해야 할 만큼 넓다. 그러나 그 긴 이동의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걷기와 항상 똑 같은 풍경을 둘러보는 일뿐이다. … 이에 반해 에버퀘스트의 존은 크기가 작더라도 잘 짜인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존은 개성이 있고 다른 존과 차별적인 모습을 지닌다. 건물이나 자연은 물론이고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도 다른 곳과 다르다. 또 더 작고 더 흥미로운 존 덕분에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 더 흥미로운 게임을 진행하기도 쉽다.
베타 테스트
먼저 한마디만 하겠다. 절대 베타 테스트는 디자인 과정이 아니다! 베타 테스트 시기에 도달하면 디자인은 잊어라!
최근 3개의 포스트는 모두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난 것을 정리한 것이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아이코 귀여워라….ㅠㅠㅠㅠ
리플을 부른다는 복 고양이라죠 ㅎㅎ
문제는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재밌네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라는 말도 있긴 있지만, 무의식 속에 숨어버린 기억들이 더 엄청난 일을 기획(;;)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
무의식적으로 쌓인 문제들이 정말 엄청난 일들을 꾸미다가.. 결국 터트려 버리죠.
문제는, 회사 조직에서의 인간관계는 두텁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때 조직이 깨지고, 사람들이 나가버린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과정을 잘 겪어 낸다면 두텁고 강한 인간관계, 팀웍이 생길 수 있겠지만 말이죠.
핑백: KOGIA, 코기아~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