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에너지 버스

  회사에서 팀장들에게 지급된 책. 물론 내게 지급된 책은 아니고, 팀장님의 책을 빌려서 읽었다. 이 책은 버스라는 대상에 팀, 조직, 가족, 인생 등을 비유한 책이다. 실적도 최하에 팀웍도 없는 한 팀장이 우연한 계기에 에너지가 넘치는 버스 기사가 운전하고 있는 버스에 타게 되어, 그에게 철학을 하나씩 배워 나가며 회사에서 실천해서 좋은 성과를 얻는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무척 많다. 유명한 겅호도 있고, 회사에서 발에 차이는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도 있다. 이런 책들의 특징은 보통 글자가 크고 행간이 넓고 책의 두께는 얇고 하드커버로 되어 있으며 은근히 비싸다. 그리고 표지 안쪽에는 ___가 ___에게 드림. 이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이름을 적어 선물로 주기 용이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난 이런 책들을 보통 싫어한다. 이야기는 재미 없으며, 뻔할 정도로 작위적이다. 쓸데 없이 글쓴이에게 용기를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의 양이 적고 밀도가 엷다. 주제를 이야기의 형태로 풀어 썼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별로 재미는 없다. 내용을 간추려 본다면 몇 장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읽을만하다. 적은 주제지만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을 짚어 냈기 때문이다. 담고 있는 리더십의 핵심은 감성의 리더십과 유사하다.

—마음에 드는 내용들 적어두기—


승객을 사랑하는 방법
– 시간을 내어라. 그들을 숫자나 직함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라. 정원을 가꾸는 것처럼 그 팀을 사랑으로 가꿔야 한다.
– 귀를 기울이라. 차분하게 안자 온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듣고 관심을 쏟으라는 것이다. 즉 ‘공감하며 듣기’ 가 중요하다.
– 인정해주라. 가장 의미 있는 보상은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것이어야 한다.
– 섬겨라. 진정으로 높은 사람은 자신을 대접하는 아랫사람들 위에 군림하기 보다, 숱한 사람들의 밑바닥에 자리잡고 그들을 섬기는 사람이다.
– 장점을 이끌어라.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쉽고 뻔한 말이다. 그리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실천하고 있을까?
  특히 첫 번째 항목. “정원을 가꾸는 것“이라는 방법론이 무척 중요하다. 식물을 잘 키우는 것을 생각해 보자. 식물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잘 자라거나, 죽어간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피드백은 이게 전부이다. 물이 부족한지, 햇빛이 많거나 적지는 않은지, 흙에 영양분이 부족한지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관찰하고 짐작해서 물을 주거나, 화분을 옮겨주면서 어떻게 되어 가나 기다리는 것뿐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문제나 감정이 터지기 전까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터진 후에는 수습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미리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가꿔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이 버스의 마지막 종착역이 뭔지 알고 있어요,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곳. 우리는 모두 그곳을 향해 가고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여정을 얼마나 즐기느냐 하는 데 있죠.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은 한 번, 단 한번이니까요. 여행 자체를 즐긴다면 우리는 이 우주가 주는 선물을 있는 그대로 만끽할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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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고 싶다. 더 많이 순간을 즐기고 기뻐하며, 해가 뜨는 것과 지는 것을 더 깊이 음미할 것이다.
과감하게 기회를 향해 도전해보고 싶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흘려 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내가 죽은 후에도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줄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 후세에게 유익한 유산을 남기고 싶다.
– 95세 노인들. 만약에 다시 태어나 인생을 산다면, 지금과 무엇이 달라지고 싶느냐는 질문의 답변.
   좋은 말이다. 가슴에 새기고, 후회하지 말도록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