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슬럿머신 경영론

    오늘은 조금 색다른 분야의 책을 리뷰 해보려 한다.
    슬롯머신과 일반적인 게임과 관계는 참 오묘하다. 슬롯 머신을 게임으로 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은 좋은 논쟁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많은 “적을 죽이고 아이템을 루팅하는” 게임들을 극도로 추상화 하고,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슬롯머신과 같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적지 않은 기획자들이 게임을 개발하며 슬롯머신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감“이나 “손맛“을 게임에 넣고 싶어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에 근무했던 N사의 P골프 게임에서 게임 마스코트의 이름을 딴 뽑기 상점을 만드는데 있어 슬롯머신(정확하게는 일본식 파치슬로)의 일부 구성 요소를 가미했다고 한다. 기대감과 통제감을 통해 반복성을 높이게 하기 위해서다. (N사 사내에는 다른 팀들을 대상으로 파치슬로에 대한 조사 자료를 회람시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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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되었거나, 이 책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구입하지는 말것을 권장한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슬롯머신 기계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유용한 정보이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의 입력사항은 스핀 릴 버튼을 대신하는 핸들이다. 이장치는 슬럿머신의 기계적인 ‘감’을 느끼게 해준다. 고객은 핸들의 조작을 통해 릴이 돌아가게 될 때, 핸들과 릴이 태엽장치로 연결된 기계식이라 느끼며 릴의 회전을 보게 되지만, 사실 그것은 단순히 힘이 많이 들게 하는 스위치에 불과하다. ~
    슬럿머신에 있어 핸들은 슬럿머신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도구이며 단순한 버튼 이상의 역할을 담당한다. 기계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핸들은 고객에게 기기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슬롯 머신에 대한 미신 중 상당수는 “핸들”을 어떻게 당기느냐? 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는 레버를 끝까지 당겼다 놓을 때, 접점이 붙었다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 핸들이 슬롯 머신을 조작하는 핵심 장치로 받아들인다. 핸들을 버튼으로 대체한 슬롯머신 기계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다고 한다.
    이 점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입출력 디바이스의 중요도 라던가, 무엇이 사용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가. 무엇이 사용자로 하여금 제어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가. 이런 것들은 슬롯 머신 / 게임 모두 중요하다.

지역 주민들이 비디오포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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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어는 기계의 버튼을 사용하여 선택적인 게임을 할 수 있다.
–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이 게임의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낀다.

    통제감의 중요성은 어디든 같다.

한번 설정된 반환율에서 5%범위 내에서 변화가 생기면 고객은 피부로 반환율을 느낄 수 있다.

    측정, 통계 결과 등은 게임 제작에 있어서 중요한 객관적 지표이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를 찾기는 극히 힘들다.

슬럿의 특성 및 마케팅 현황 : 왜 카지노에 방문하는가?
– 도박을 하기 위해
– 돈을 따기 위해 (승리하기 위해)
– 흥미
– 도피
– 관심 받기 위해 (대접받기 위해)
– 사회적 교류
– 도전과 위협을 이기는 것으로 만족감을 얻기 위해
– 인센티브 (여러 번 방문하여 단골 고객이 되었을 때의 혜택과 대우)

    승리, 도피, 사회적 교류, 도전과 위협을 극복한 만족감등은 개임/온라인게임의 동기와 거의 동일하다. 우리는 카지노의 운영과 마케팅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온라인 게임 역시 일종의 ‘서비스’ 라는 관점에서 책 뒤편에 적혀있는 서비스 예절 항목들을 옮겨본다.

서비스 예절
– 어떤 경우에도 고객과 논쟁하지 않는다.
– 단순히 ‘없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 단순히 ‘모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 절대로 손가락으로 위치나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다.
– 고객 앞에서 사원 개인의 사생활이나 회사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 고객의 사생활에 대해 묻지 않는다.
– 고객에게 등을 보이고 서지 않는다.

– 손님은 언제나 옳다.
–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여 호칭 시 반드시 사용한다.
– 항상 밝고 웃는 표정을 연출한다.
– 손님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손님을 관찰하고 손님의 의견을 경청한다.
– 손님의 요청사항을 잘못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확인한다.
– 손님의 요청사항은 모든 방법을 다하여 처리되도록 한다.
– 손님에게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 손님이 떠날 때는 반드시 배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