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종합 순위는 금메달의 개수로 결정된다. 금메달의 수가 같은 경우만 은메달의 수가 종합 순위에 영향을 미치며, 동메달은 그 다음 이다. 결과적으로 동메달이 종합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 이런 규칙으로 순위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적정한 수준으로 순위에 영향을 주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대안 제시 : 점수 시스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대안 시스템은 각 메달마다 점수를 지정하여, 그 합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금메달은 10점, 은메달은 5점, 동메달은 2점. 이런 식으로 하여 그 합계의 많고 적음으로 순위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순위 시스템을 적용하였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은메달이나 동메달이 순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정하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점수를 어떻게 주냐에 따라 그 정도는 달라지겠지만, 크든 작든 지금보다는 확실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각 메달 별 점수를 몇 점씩 배정할 것인가?" 는 것이다. 메달 별 점수를 어떻게 주냐에 따라, 같은 경기 결과를 가지고 다른 순위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달 별 점수를 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메달 한 개는 은메달 몇 개의 가치를 가지는가? 힘 있는 나라들은 자신의 국가에 유리하도록 점수 체계를 개편하려 싸울 것이다.

기존 방식은 나쁘기만 한가?

   새로운 시스템을 검토할 때는 언제나 기존의 시스템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 보아야 한다. 기존의 순위 산정 시스템은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기존 방식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 이다 : 명확함과 의외성

   첫째 장점인 명확성은 점수 시스템의 단점의 반대에 위치한다. 기존 방식은 아주 명쾌하다. 하나의 경기 결과는 하나의 확실한 순위가 된다. 어떤 나라도 자가에게 유리하게 이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두 번째 장점은 의외성이다. 금메달 하나 하나를 얻고 잃음은 종합 순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경기 결과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이변이 생길 가능성이 존재한다. 점수 시스템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 아쉽게 은메달에 머무르더라도 일정 점수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 순위에 여전히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올림픽은 공평한 조건에서 시작하지 않기 때문에 의외성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여기서 언급한 조건이란, 각 국가별로 출전 선수의 수를 의미한다. 출전 선수가 많을 수록 금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3위 안에 들어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은 더더욱 커진다. 만약 점수 시스템이라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출전 선수의 수가 많은 국가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출전 선수 수가 적은 국가는 아무리 선전을 하더라도 높은 종합 순위를 기록하기 힘들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에서는 최선을 다해 획득한 금메달 하나 하나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점은 글 처음에 언급한 것과 같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종합 순위에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선택

   어떤 방식이 더 좋은가? 무엇을 골라야 하는가? 시스템 기획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시스템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아무리 장점이 많고 보편성과 형평성이 뛰어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목표에 부합하지 못하다면 그 시스템은 채택되어선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올림픽 경기에서 획득한 메달의 수를 바탕으로 종합 순위를 결정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여기서부터는 개인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무엇이라 생각하실지 궁금하다.

---

오래간만입니다. 시간관계로 조금 완성되지 않은 글을 올립니다. 기존 방식의 두번째 장점은 수학적으로 검증해봐야 하는데... 라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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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2nd, 2008 09:42 August 22nd, 20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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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르시안 2008年 August月 22日 10時 25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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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키온님의 글은 항상 흥미롭습니다
    덕분에 저도 여러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쓰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 TaKions 2008年 August月 22日 23時 32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즐겁고 도움이 되는 생각이 나셨다면 좋겠습니다.
      방문해 주시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2. 까망베르냥 2008年 August月 23日 00時 13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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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에 그냥 지나치지 않고 딴지거는 시선, 왜라고 갸우뚱 거리는 모습이 좋아요. ^^

    • TaKions 2008年 September月 01日 21時 50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 고마워요~

  3. 정숙조신 2008年 October月 21日 19時 22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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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위원회에서는 순위 안 매기는 거 아시나욤 (...) 메달 순위 매기는 건 나라들이 각자 경쟁심 부추기려고 자기들 멋대로 하는 거고, 그래서 실제로 나라마다 순위 매기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더라고요.

    • TaKions 2008年 October月 23日 00時 52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앗,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지적해 주셨군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공개적인 글을 적기 전에 한번 찾아봤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방문과 리플도요!)

  4. 원숭이 2008年 November月 06日 18時 21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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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핫.... 원숭이 비즈니스를 보러왔다가.. 너무 좋은 글을 보고 갑니다. ^^

    • TaKions 2008年 November月 07日 12時 03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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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작은 일을 나중에 해라. 일정 관리에서 무척이나 유명한 원칙이다. 이 이론은 개인의 시간을 항아리로, 일들을 돌과 모래로 비유하여 아주 적절하게 설명했다. 모래, 작은돌, 큰돌의 순서로 채우는 것 보다, 큰돌, 작은돌, 모래의 순서로 채우는 것이 더 많이 들어간다. 엄청나게 단순하면서도 눈에 잘 보이는 훌륭한 비유이다. 게다가, 이것이 단순히 말로만 묘사되는 게 아니라, 실제 강연에서 청중을 뽑아서 실제 사물로 (정말 돌은 아니고, 크고 작은 공과 구슬) 시연을 하기도 한다. 한번 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같은 양의 공과 구슬들을 속이 보이는 투명한 통에 붓는데, 그 순서에 따라 다 들어가기도 하고 들어가지 못하기도 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다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적어보겠다. 얼마 전, 집에 설겆이가 잔뜩 밀린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당연하지만, 이것은 진냥마님의 실책은 아니다. 당시, 마님은 시험과 레포트에 전념하느라, 이외의 활동을 본인에게 위임한 상태였다. 하지만, 매일 야근하고, 야근 안 하는 날은 스터디 하는 게임 회사 기획자에게, 기존에 맡고 있던 살림에 추가하여 식재료 수급과 요리와 뒷정리까지 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적 압박이었다. 당연하게도 먹기까지는 잘 먹었는데, 설거지가 누적되어 버렸다.) 싱크에 그릇이 가득 담긴 상황에서 설겆이를 할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래쪽에 끼워져 있던 큰 냄비, 팬, 보울 위주로 빼서 옆에 쌓아뒀는데... 어라? 빼낸 부피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싱크의 그릇의 총 부피가 반이나 줄어있는 게 아닌가? 큰 것은 큰 것대로 모으고 작은 것은 작은 것 대로 모으면 총 부피가 줄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나도 이것으로 시간 관리 세미나를 해볼까? '기존 방식은 틀렸습니다. 여기 그릇들을 보십시오. 큰 것은 큰 것끼리 모았더니, 같은 공간에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큰 일을 먼저 하냐, 나중에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큰 일은 큰 일끼리. 작은 일은 작은 일끼리 모아서 하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마지막 내용은 그냥 웃어보자고 쓴 글이다. 설마, 저 알량한 이야기로 세미나를 한다면 누가 들으러 오기나 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PENTAX *ist DL | 1/30sec | F4 | 35mm equiv 36mm

정말, 실화이다.



  여기서 다시 짚어보지만, 이 이야기의 주제는 비유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샌 것 같다. 이야기가 옆으로 새는 것은 주제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시간 관리는 주제가 아니다.

  비유는 좋은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것. 쉽게 와 닿지 않는 것을 이해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 적절한 비유는 설득력을 향상시켜 주는데도 일조한다. 게다가, 비유를 하는 과정에서 추상화를 하여 생각을 가다듬을 수도 있고, 비유를 한 대상을 통해 원래의 생각을 다시 보며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비유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놀라운 생각의 기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비유는 어떻게든 정보를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비유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본질이 가리워 지기 시작한다. 위의 시간 관리의 비유를 예로 들어 보자. 정말 큰 돌을 먼저 넣고 작은 돌을 넣고 모래를 넣으면 더 많이 들어가는가? 큰 그릇은 큰 그릇끼리 모으고, 작은 그릇은 작은 그릇끼리 모으면 더 많이 들어가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지? 아, 돌의 모양인가? 돌의 모양과 그릇의 모양이 달라서 그러나? 아니면 큰 돌이 쌓였을 때, 그 사이의 공간이 작은 돌이 들어갈 만큼 작아서 그런가? 이런 생각이 시작된 순간, 이미 논점은 일탈된 것이다. 큰 돌이든, 작은 돌이든. 그릇이든 뭐든 간에 그것이 시간 관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어떤 것을 무언가에 비유했을 때, 사람들은 각기 다른 것을 생각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그래서, 논점이 비유의 대상으로 옮겨가는 순간, 논쟁이 언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기획자는 비유를 잘 알아야 한다. 잘 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단점도 알아야 한다. 이야기를 하다가 비유가 시작되더라도 본질을 계속 꿰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유를 이야기를 교묘하게 이끌어 나가 상대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해야 한다. 본인은 적어도 개발팀 내부에서는 기획 내용은 진실함만 남아 있으며, 철저히 이성적으로 시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s. 설겆이 하다 말고, 이런 생각이 나서 꽤 기분이 좋아졌다. 생각이 달아나지 않게 후딱 고무장갑 벗어 놓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노트북을 펴서 마인드 맵에 생각들을 적으면서... 스트리킹의 선두주자(?) 아르키미데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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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4th, 2008 00:48 May 4th, 200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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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ugia.dian 2008年 May月 20日 11時 46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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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거 공감. 추천.ㅋ

    • TaKions 2008年 May月 21日 17時 27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공감해주셔서 ㄳ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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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 오는 사람 없는 블로그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맘대로 써본다.

 


면접이란 세일즈다.

 

  면접이란 무엇인가? 좀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회사의 대표로 나온 면접관에게 자신을 홍보하여 구매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회사 구경하고, 면접관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이고, 농담 따먹기 하듯 질문에 대답하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면서 상품 판매에 비유를 자주 할 텐데, 읽으면서 기분 나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 나쁠 게 뭐 있는가? 직원은 회사에 자신의 시간과 지식, 정신력과 노동력을 파는 것이고, 그에 따라 급여를 받아 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제로 제시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회사에서 직원을 물건 취급하듯, 쓰다가 자른다거나 한다면 큰 문제겠지만...)

 

  면접을 할 때는 팔릴 만하게 홍보를 해야 한다. 지하철 잡상인이 물건을 파는 광경을 보았는가? 쉴 새 없이 떠든다. 어떤 제품이고, 어떤 장점이 있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을 하며, 가능하다면 시연도 하고, 원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데, 특별히 저렴이 주겠다는 말까지 한다. 이렇게 짧고도 긴 설명을 하고 나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빼고는 본체만체 한다. 그리고 그 소수의 사람들 중 일부만 제품을 산다.

 

  만약에, "이 제품은 올해 여름, 국내의 좋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입니다. 잘 부탁 드리며 많은 구매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해 주시고요." 라고 말한다면 팔릴까? 전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 정도의 태도로 자신을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판매도 판매 나름이다. 엄청난 가치와 희소성을 가진 물건이라면, 구구절절 설명을 안 해도 되겠고, 많은 판매자 들이 모여 서로 더 높은 가치를 제시하며 구입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기획자 한 명을 뽑는 다고 해도 한 달에 100명 넘는 사람이 지원을 한다. 하지만 몇 달에 걸쳐 한 명을 겨우 뽑아 낼까 말까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저 그런 면접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기획자이다. 말하기와 설득하기가 제 1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화술이든, 철저한 논리든, 방대한 자료든. 무엇이든 좋으니 면접관을 설득해야 한다. 자신 하나도 못 팔면서, 자신의 기획 내용을 다른 작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

 


우리는 당신의 성장과정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본인은 면접을 할 때 언제나 동일한 질문으로 면접을 시작한다.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대충 여기에서 초반의 평가가 결정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 몇 년에 (어떤 가족에서)태어나

   2. 어떻게 성장했으며 (주로 게임을 했다. 고전 게임기가 나열된다.)

   3. 어떤 학창시절을 거쳐 (가끔 TRPG를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자리에 왔다고 한다. 자기 소개서에 쓰는 내용과 동일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면접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그 안에서 어떠한 개성이나 장점이나 쓸만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사와 면접관은 면접자의 성장과정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게임을 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런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Game Kid'는 게임 회사에서는 너무도 흔하다. 말 해봐야 평범한 지망자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무엇을 말해야 하나?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

  기본적인 자기 소개는 아주 짧게 하거나 생략하고, 본인의 경력사항 위주로 말을 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했다. 라면서 스리슬적 자신의 자랑을 섞으면서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를 과시할 것이다. "팀원 몇 명을 이끈 팀장을 했다." 라던지, "프로듀서의 오른팔이 되어 프로젝트를 좌우 했다." 라던지, "경력은 없었지만, 성실함과 능력으로 모든 팀원에게 인정받아, 어떤 일을 위임 받았다." 라던지..

 

  경력이 없는 신입은?

  역시 자기 소개 보다는 세일즈 포인트를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경력은 없지만, 풍부한 지식이 있다거나,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거나, 머리가 무지 좋아서 엄청나게 빠르게 배울 수 있다거나, 미칠 듯이 부지런해서 잡다한 일을 해결해 주어 발목을 잡지 않으면서 일을 배워나가겠다거나. 성실함과 체력으로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거나." 이렇게 잘 말하는 신입 기획자를 만나 본적이 없어서 - 있었으면 뽑았을 것이다. - 어느 답이 실질적인 정답이라고는 이야기 해줄 수 없지만, 저 정도면 만족스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름을 말하는 것을 빼먹지 마라. 신입 면접을 할 때 보면 이름을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이 꽤 있는데... 모든 면접 관이 당신의 이력서를 꼼꼼히 읽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읽고 왔다 해도 까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사 담당 직원은 하루에도 몇 명이 면접을 보고, 수십 명의 이력서를 검토한다. 개발자는 바쁜 일정 속에 겨우 짬을 내서 면접에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조해서 말해라. 신입이라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말하고, 크게 숙여 인사하는 등의 행동도 좋다. 여러 번 말하는 것도 좋다. 강조해서 나쁠 것 없다.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울트라맨의 포즈라도 해라. 그런 퍼포먼스를 했다고 내쫓을 게임 회사는 없다.


 
홈쇼핑에서 하나의 상품을 홍보할 때,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아라.

 

 

당신의 열정을 구체적으로 보여라.

 

  "게임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면접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열정 하나만은 누구 못지 않습니다." 이다.

 

  열정은 게임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게임 회사의 직원과, 입사 지원자가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열정이 있다는 점이 큰 가산 점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증명하기는 아주 힘들다. 말로는 열정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열정이 있는지 재대로 이야기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마음 속에만 있는 열정을 어떻게 보이냐? 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 속에만 있는 열정은 필요도 없다. 정말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그 열정을 참지 못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것이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있다면서, 시간이 없어 한 달에 게임 하나도 재대로 안하고, 책 한 권도 재대로 읽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생각 정리 한번도 못했다면, 누가 그 사람이 열정이 있다고 받아들이겠는가?

 

  또 한가지. 열정 = 적극성이다. 하지만, 입사에 있어서 적극성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 라는 글을 보면, 필자는 '현업 기획자' 라는 것을 밝히며 코멘트를 달아준다. 하지만, 그 코멘트를 보고 쪽지나 메일을 보내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면접을 본 후에, 불합격 처리가 되었을 때 전화를 걸거나 (본인은 면접 통보를 핸드폰으로 한다. 당연히 개인 전화번호를 남겨준다.) 이 메일을 보내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무엇을 더 보충해야 게임 기획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오는 사람 역시 한 명도 없다. (면접 후, 연락하고 방문한 사람이 딱 1명 있었다. 소지품을 놓고 갔기 때문이다. 물론 저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예의 없는 행동? 10년 넘게 밤잠 설쳐가며 꿈꿔온 길을 가려는데, 예의가 무슨 장애물인가? 어차피 다시는 안볼 면접관인데.

 

  예전에, L모 게임을 만든 N모 사에는 "취직 시켜 줄 때까지 집에 가지 않겠다."며 사장실 앞에 들어 누웠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게임 업계에 떠도는 이야기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물론 그 사람은 사장의 눈에 띄어 취직에 성공했다고 한다.

 

 

마무리.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입사 과정에서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실력을 거의 입증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면접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인격적인 결격사항만 없다면, 면접은 거의 통과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획자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적다. 그만큼, 면접에서 많은 것이 판가름 난다.

 

  좀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 대학, 학원에서도 이런 것좀 갈켜주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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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th, 2008 19:03 March 20th, 20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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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ony's Dream World :: 게임 기획이 만만해보이더냐..!!!! delete

    게임계에서 일한지 어느덧 만 5년도 훌쩍넘어버렸다. 초기 다른 사람에게서 일을 받고 그 사람의 일을 보조하는 일명 서브 기획의 위치에서 시작하여, CB, OB를 거치며 단독 업무를 수행할 수 ..

  1. kkandori 2008年 April月 15日 12時 04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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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보고 갑니다.
    ㅋㅋㅋ

    • TaKions 2008年 April月 16日 12時 18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앗, 혹시 미국에 계신 깐돌님이신가요? + ㅆ+
      ㅎㅎㅎ

  2. kkandori 2008年 April月 18日 12時 14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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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그렇다고 해두죠 :D
    잘 지내시죠? ㅎ

    • TaKions 2008年 April月 18日 14時 35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네^^ 잘지냅니다.

  3. CoraMac 2009年 April月 30日 14時 29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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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 블로그 처음으로 구경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 이제서야 보다니.. 곧 만나겠지만.. 수고하세요.

    • TaKions 2009年 May月 06日 15時 30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넵.^^

  4. 네모상자 2010年 March月 06日 12時 52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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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이란 세일즈다'저도 님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이란 것도 일종의 상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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