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왕복선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놀라운 물건이다. 이런 우주 왕복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럼 자동차는? 자동차는 평균적인 성인이라면 대부분 문제없이 다룰 수 있다. … 그럼 새로 게임을 시작하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은 우주 왕복선과 자동차 중 무엇이 되어야 할까? … 지금 우리가 상대하는 소비자는 만 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떠올려보자.

- 출처 : 온라인 게임 기획, 이렇게 한다 : Developing Online Games An Insider's Guide > 새로운 플레이어가 가지게 될 경험

   돈을 지불하고 얻은 게임과 무료로 얻은 게임을 생각해 보자. 돈을 주고 산 게임의 경우 유저들은 적어도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은 게임을 즐기려 노력하며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려 시도한다. 몇만 원의 비용을 치른 게임의 조작체계가 그동안 즐겨온 게임과 다르다고 5분 만에 집어던지는 일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조작체계나 카메라의 시점 등이 불편하다고 욕을 많이 할지 몰라도 결국은 많은 유저가 그에 적응하고 게임을 즐기게 된다.

   하지만 무료로 할 수 있는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위에 언급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패턴을 보이곤 한다. 같은 유저라 하더라도, 이러한 게임을 할 때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유저는 당연하단 듯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몇 분 내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웹 페이지의 설명서를 읽는 것은 고사하고, 게임 내 제공해 주는 도움말을 찾아 보거나,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춰 이야기해주는 메시지를 읽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무언가 거치적거리거나, 진행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지극히 당연하다. 문턱이 높을수록 이탈률이 낮다는 것은 비단 게임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혹자는 이러한 유저들을 게이머가 아니라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며 우리가 적응해야 할 대상이다. 개인적으로는 달성해야 하는 도전 목표로 삼고 싶다. 외형과 조작 방식은 일종의 표현 양식이며, 게임의 핵심 재미와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표현 양식으로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게임도 존재한다. 주로 닌텐도의 게임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들이 더 많다. 같은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재미를 주는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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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2nd, 2008 09:48 September 22nd, 20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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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이 책이 나온 것은 2002년. 국내 번역본은 2003년에 나왔으며, 지금까지 총 3번을 읽었다. 그리고 아마도 다시 읽는 횟수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책이 나온 뒤로 많은 변화가 있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실제 게임 제작에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평가는 바로 이전에 리뷰한 "The Art of Computer Game Design"과는 대조적이다. 그것은 아마도 1982년에 씌여진 책은 근본적인 개념과 원칙을 다루었고, 2002년산 책은 보다 현실에 가까운 내용을 다루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책도 나름의 가치는 있다. 과거를 돌아 보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며, 잊어버린 것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본문 & 생각
  선견 그리고 기획
  게임 기획자들도 프로그래머처럼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완전히 이해해야 하며, 필요 사항들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적용하거나 솔루션을 만들기 이전에 문제점들을 관리하기 쉬운 단위로 잘게 나눠야 한다.
여러분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을 이용하고 창조성을 발현함으로써 여러분의 기획에 알맞은 기초 기반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 옳으면서도 아쉬운 문장이다. 정말 중요한, 기본중의 기본인 사고 방법론이라고 생각되지만 아무도 이런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사회적 이벤트
  게임을 현실의 일반적인 삶과는 다른 매우 특별한 사회적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게임의 특별한 가치는 다름 아닌 플레이어가 사람으로서뿐만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식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점에 있다. 플레이어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나 사고, 의견을 표출할 수 있으며, 다른 이들이 자신의 특성을 완전히 학습하고 인지하도록 만들 수 있다. 플레이어 자신이 하나의 존재이자 고유한 인격체이면서 개인으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왜냐하면 게임은 각 플레이어들 개인에 의해 직접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의 가치, 사고 그리고 행동은 게임의 일부분이며, 게임에서 성공을 하고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반응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개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중략)
  사회적 이벤트로서의 게임 특성 중 두 번째가 게임환경에 관한 비밀이다. 이것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특유의 특성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게임 세계에서 현실과 다른 무언가로 유지하고 싶어하며 그 세계에서 자신을 차별화시키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만약 멀티 플레이 온라인 게임 내의 클랜, 길드 또는 팀(자신들만의 독특한 게임 플레이 패턴을 구축한 그룹)의 엄격하고 복잡한 가입 조건을 살펴보았다면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플레이어들이 희귀한 아이템을 입고,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조금 현학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봐온 이야기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은 '남들과 구분되기 위해' 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를 다른 캐릭터들과 구분 짓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서버에 하나밖에 없는 칼을 듦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강한 대미지 딜링을 함으로 인해, 독보적인 킬/데스 비율을 확보함으로 인해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게임 내 다른 캐릭터와 구분된다.

  플레이어는 일반적인 가상 환경의 상태를 변화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게임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인터랙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플레이어 대 오브젝트 대 플레이어'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환경을 공유하는 어떤 멀티플레이 온라인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다.
- 국산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 부분이 그다지 다루어 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 "PvE는 재미없고 지루하다. 다른 플레이어와 인터랙션 하는게 재미있으니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즉 PvP에 집중하자." 이것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을 관통하는 기조 같다. 물론, MMORPG에서 PvE는 PvP에 비해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PvP는 Zero-sum이며, 50%의 유저에게 패배감을 안겨준다는 있다. 최근 전투 자체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 MO-Action RPG가 많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이라면 '플레이어 대 오브젝트 대 플레이어' 방식을 검토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Non Zero-sum게임은 보다 많은 플레이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동기와 목적
  싱글 플레이 게임 설정에서 플레이를 이끄는 원동력은 게임과 그 내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갈등 요소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목적과 동기는 여기에 한정되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멀티플레이 게임이 커뮤니케이션도구로서 제공하는 기회를 고려해야 한다.

  명령어 집합
  플레이어는 주어진 문제 상황과 갈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여러 개의 명령어, 즉 단일한 액션의 다양한 조합이 있어야 한다. 명령어는 플레이어의 내적인 통제 수단이다. 즉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

  튜토리얼
  튜토리얼을 따로 분리시키는 것은 플레이어 입장에선 자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든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시키며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자존심'에 반하는 것이 된다. 튜토리얼을 무시하면서 플레이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능력과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그는 튜토리얼을 게임의 상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길 것이다. … 튜토리얼은 단순히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이해하도록 빠른 학습 곡선을 제공하며, 실제 현실과 게임 절차 간의 자연스러운 전이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대부분 주어진 방식들을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메타 게임
  메타 게임은 게임에 관한 게임이며, 하나의 단일 세션을 둘러싸고 있는 전체적인 게임이다. 여러분은 기본적으로 '싱글 게임을 초월하고, 게임 활동을 전체적으로 수반하며, 실제로 게임 환경 외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메타게임을 이해하면 된다. 만약, 게임을 전투라고 한다면 메타 게임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 게임은 플레이어가 장기간 동안의 전략을 수립하도록 만들어 주며, 게임 시스템을 완전히 연구하고 느낌, 명성, 영광과 같은 감성적 수준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좋은 용어라고 생각한다. 비록, 계속 존재해 온 것에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하더라도, 명명 자체는 개념을 확립한다는 큰 가치가 있다. 플레이어에게 장기적인 게임의 목적을 부여하는 것. 개개의 좋은 게임을 유기적이고,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메타 게임으로 묶어 내는 것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멋진 게임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싱글 플레이 게임과 멀티 플레이 온라인 게임은) 정말 많고 많은 차이점들이 존재한다. 가상 세계는 '장소'이며 싱글 플레이 게임은 '이벤트'이다.
-    R. Bartle.
-    장소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왜 MORPG나 P2P방식의 게임에서, MMORPG식의 광장을 만들려고 노력하는가?

게임 기획자들은 자신들의 탐욕을 포기하고, 게임 기획을 '재미를 주면서 돈도 벌게 해 주는 방식' 이 아닌, 하나의 표현 형태로서 추구해야 할 것이다.
- C.Crawford.

- 게임 기획자는 '지식 노동자' 이지, 하드코어 게이머의 발전 형태가 아니다. 물론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는 게이머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가 된 이상 게이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머를 보자. 게이머와는 전혀 다른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 기획자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게임을 많이 해본 것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가지 방면의 다양한 지식, 경험, 철학으로 무장하여야 하고, 끝없이 노력해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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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4th, 2008 13:04 July 24th, 20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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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ugia.dian 2008年 July月 31日 12時 57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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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n Zero-sum. 절대 지지.

    • TaKions 2008年 August月 01日 21時 50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게임은 인생이 아니죠. ^^

Producer. 단어만 보자면,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직접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만들게 하는 게 프로듀서이다.
그렇다면, 프로듀서의 핵심 역량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하여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게 하느냐” 이다.
방법론 같은 것은 그 이후에 생각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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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5th, 2008 23:42 April 15th, 200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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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ugia.dian 2008年 April月 21日 12時 20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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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말입니다... 대략 할말 많아서 침묵[...]

    • TaKions 2008年 April月 22日 07時 04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전에 루기아님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조금이나마 담겨 있을 것 같은 책을 찾았지요. 이름하여 "감성의 리더십"이라고. 요약 내용은 http://futureshaper.tistory.com/122#comment2863502 이쪽을 보시길.

  2. Rugia.dian 2008年 April月 22日 10時 32分 댓글수정 또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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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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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2002년이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곧 절판되어 계속 읽지 못하고 있다가 김기웅대리님(http://betterways.tistory.com/)께서 빌려주셔 읽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게임과 영화의 공통점
은 아주 많다. 상업 예술, 대중 문화, 비교적 역사가 짧은 내러티브 매체 ...... 그런 여러 가지 공통점 중에서, 이 책을 볼 때 가장 생각해 볼 것은 제작 대비 흥행의 비율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얼마나 많은 게임이 나올까? 온라인, MMORPG, 캐주얼, FPS, 패키지, 콘솔...... 다 합치면, 수백 편의 게임이 한 해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거의 다 망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나오고, 몇 개만 엄청나게 벌고, 나머지는 대부분 망한다. 물론, 버는 영화는 엄청나게 번다. 전부 더해서 평균을 내자면, 영화 제작은 손해 보는 산업이라고 한다.

그런 산업에서, 백 편의 영화를 만들고 한 푼도 잃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로져 코먼, 뉴월드 픽쳐스의 창시자이자 이 책의 저자이다.


게임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 이 책을 보자면.

로져 코먼을 알기 전에, 그의 영화를 제목도 모른 체 우연히 먼저 보았다. 피를 마시고 커 나가는 식물이 소재로 나오는 흑백 영화였다. (제목은 the little shop of horror, 이 책에는 공포의 구멍가게라고 번역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흡혈식물 대소동으로 알려진 듯 하다.) 정말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특히 엔딩은 지금 보아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그의 영화만큼 재미있다. 로져가 어떻게 영화의 소재를 잡고, 찍고, 팔고, 새 영화를 찍고, 새 사람을 캐스팅하고, 흥행하고, 계약하고...... 숨가쁘게 새 영화를 찍으며 달려가는 그의 모습이 정말 멋졌다. 게다가, 중간중간 등장하는 익숙한 이름들 - 예를 들어 잭 니콜슨등 - 은, 책의 재미를 더 해준다. 왜냐면? 그들의 상상도 못할 초창기 모습이 담겨 있으니까.

사실, 나는 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다. 그냥 재미있게 보고 말 뿐, 감독이 누군지, 배우가 누군지 잘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만약에, 정말 영화를 사랑하고, 특히 고전 영화와 B급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더더욱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최근에, 간간히 "닥터 후" 라는 영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로져가 생각난다. 저렴한 분장을 뒤집어 쓴 외계인과 말도 안 되는 소품들. 적은 수의 세트로 그려내는 다양한 미래의 모습들이 너무나 유쾌하다. 저렴하기에 더 상상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게임 디자이너의 시각
으로 이 책을 보면.

"로져 코먼은 천재였구나. ... 그래서 어쩌라고?" 정도?

그가 정말 멋지게, 적은 돈으로 계속 영화를 찍어내서 흥행을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나 노하우는 찾아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게임에 대한 것도 아니고, 게임 디자이너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그의 노하우를 이 책 속에서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가 만든 영화를 보아야 그 속에 녹아 들어가 있는 그의 지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하나라도 건지자는 의미에서 책의 내용을 조금 기록해 두자. (사실, 하나도 못 건지는 책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이다.)

신속함. 기획력. 그리고 추진력.

그 첫 번째는 신속함이다. 그의 영화 촬영 속도는 놀랄 정도로 빨랐다. 영화 1편에 1주일 정도? 사실, 이 점을 게임에 반영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장르를 시대 흐름에 맞춰 신속하게 만들어 냈고, 후속작도 재빠르게 만들어 냈으며, 수익을 얻은 뒤로는 바로 다른 장르로 전환했다는 점은 정말 높이 사야 한다. 문화 상품 대량 소비 시대에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로져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한가지 속성은 "긴 협상은 없다" 이다. 밀고 당기기 없이, 재빨리 결론을 내고 영화를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소수 정예의 헌신적이고 잘 훈련된 병사들은 아무리 많은 오합지졸들이라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교전 신조요." 그건 바로 로져의 영화 제작 신조이기도 하다.


사람을 다루는 능력

그가 사람들을 다룰 때에는 결코 미끼를 던지거나 어떤 조건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와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그와 친구로 지낸다. 그들이 좀 더 좋은 조건 아래에서 일하기 위해 떠날 때 조차 로져는 그들이 등을 돌리지 않게 해서 보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것이 가능했을까? 일단, 책에 나온 일화들만 가지고 생각해 보자면.

  •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었다.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에게 감독 자리를 주기. 신인 작가에게 시나리오 맡기기 등.
  • 믿고 맡겼다. 자신의 스텝들의 안목을 믿었다.
  • 책에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무척 잘 뽑았던 것 같다. 안목도 좋았고 운도 좋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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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6th, 2008 00:39 March 26th, 200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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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 오는 사람 없는 블로그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맘대로 써본다.

 


면접이란 세일즈다.

 

  면접이란 무엇인가? 좀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회사의 대표로 나온 면접관에게 자신을 홍보하여 구매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회사 구경하고, 면접관에게 자신의 얼굴을 보이고, 농담 따먹기 하듯 질문에 대답하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면서 상품 판매에 비유를 자주 할 텐데, 읽으면서 기분 나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분 나쁠 게 뭐 있는가? 직원은 회사에 자신의 시간과 지식, 정신력과 노동력을 파는 것이고, 그에 따라 급여를 받아 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제로 제시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회사에서 직원을 물건 취급하듯, 쓰다가 자른다거나 한다면 큰 문제겠지만...)

 

  면접을 할 때는 팔릴 만하게 홍보를 해야 한다. 지하철 잡상인이 물건을 파는 광경을 보았는가? 쉴 새 없이 떠든다. 어떤 제품이고, 어떤 장점이 있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을 하며, 가능하다면 시연도 하고, 원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데, 특별히 저렴이 주겠다는 말까지 한다. 이렇게 짧고도 긴 설명을 하고 나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빼고는 본체만체 한다. 그리고 그 소수의 사람들 중 일부만 제품을 산다.

 

  만약에, "이 제품은 올해 여름, 국내의 좋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입니다. 잘 부탁 드리며 많은 구매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해 주시고요." 라고 말한다면 팔릴까? 전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 정도의 태도로 자신을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판매도 판매 나름이다. 엄청난 가치와 희소성을 가진 물건이라면, 구구절절 설명을 안 해도 되겠고, 많은 판매자 들이 모여 서로 더 높은 가치를 제시하며 구입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기획자 한 명을 뽑는 다고 해도 한 달에 100명 넘는 사람이 지원을 한다. 하지만 몇 달에 걸쳐 한 명을 겨우 뽑아 낼까 말까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저 그런 면접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기획자이다. 말하기와 설득하기가 제 1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화술이든, 철저한 논리든, 방대한 자료든. 무엇이든 좋으니 면접관을 설득해야 한다. 자신 하나도 못 팔면서, 자신의 기획 내용을 다른 작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

 


우리는 당신의 성장과정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본인은 면접을 할 때 언제나 동일한 질문으로 면접을 시작한다.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대충 여기에서 초반의 평가가 결정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 몇 년에 (어떤 가족에서)태어나

   2. 어떻게 성장했으며 (주로 게임을 했다. 고전 게임기가 나열된다.)

   3. 어떤 학창시절을 거쳐 (가끔 TRPG를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자리에 왔다고 한다. 자기 소개서에 쓰는 내용과 동일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면접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그 안에서 어떠한 개성이나 장점이나 쓸만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사와 면접관은 면접자의 성장과정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게임을 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런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Game Kid'는 게임 회사에서는 너무도 흔하다. 말 해봐야 평범한 지망자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무엇을 말해야 하나?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

  기본적인 자기 소개는 아주 짧게 하거나 생략하고, 본인의 경력사항 위주로 말을 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했다. 라면서 스리슬적 자신의 자랑을 섞으면서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를 과시할 것이다. "팀원 몇 명을 이끈 팀장을 했다." 라던지, "프로듀서의 오른팔이 되어 프로젝트를 좌우 했다." 라던지, "경력은 없었지만, 성실함과 능력으로 모든 팀원에게 인정받아, 어떤 일을 위임 받았다." 라던지..

 

  경력이 없는 신입은?

  역시 자기 소개 보다는 세일즈 포인트를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경력은 없지만, 풍부한 지식이 있다거나,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거나, 머리가 무지 좋아서 엄청나게 빠르게 배울 수 있다거나, 미칠 듯이 부지런해서 잡다한 일을 해결해 주어 발목을 잡지 않으면서 일을 배워나가겠다거나. 성실함과 체력으로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거나." 이렇게 잘 말하는 신입 기획자를 만나 본적이 없어서 - 있었으면 뽑았을 것이다. - 어느 답이 실질적인 정답이라고는 이야기 해줄 수 없지만, 저 정도면 만족스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름을 말하는 것을 빼먹지 마라. 신입 면접을 할 때 보면 이름을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이 꽤 있는데... 모든 면접 관이 당신의 이력서를 꼼꼼히 읽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읽고 왔다 해도 까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사 담당 직원은 하루에도 몇 명이 면접을 보고, 수십 명의 이력서를 검토한다. 개발자는 바쁜 일정 속에 겨우 짬을 내서 면접에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조해서 말해라. 신입이라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말하고, 크게 숙여 인사하는 등의 행동도 좋다. 여러 번 말하는 것도 좋다. 강조해서 나쁠 것 없다.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울트라맨의 포즈라도 해라. 그런 퍼포먼스를 했다고 내쫓을 게임 회사는 없다.


 
홈쇼핑에서 하나의 상품을 홍보할 때,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아라.

 

 

당신의 열정을 구체적으로 보여라.

 

  "게임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면접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열정 하나만은 누구 못지 않습니다." 이다.

 

  열정은 게임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게임 회사의 직원과, 입사 지원자가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열정이 있다는 점이 큰 가산 점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증명하기는 아주 힘들다. 말로는 열정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열정이 있는지 재대로 이야기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마음 속에만 있는 열정을 어떻게 보이냐? 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 속에만 있는 열정은 필요도 없다. 정말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그 열정을 참지 못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할 것이다.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있다면서, 시간이 없어 한 달에 게임 하나도 재대로 안하고, 책 한 권도 재대로 읽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생각 정리 한번도 못했다면, 누가 그 사람이 열정이 있다고 받아들이겠는가?

 

  또 한가지. 열정 = 적극성이다. 하지만, 입사에 있어서 적극성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 라는 글을 보면, 필자는 '현업 기획자' 라는 것을 밝히며 코멘트를 달아준다. 하지만, 그 코멘트를 보고 쪽지나 메일을 보내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면접을 본 후에, 불합격 처리가 되었을 때 전화를 걸거나 (본인은 면접 통보를 핸드폰으로 한다. 당연히 개인 전화번호를 남겨준다.) 이 메일을 보내서,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해서 떨어졌는지. 무엇을 더 보충해야 게임 기획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오는 사람 역시 한 명도 없다. (면접 후, 연락하고 방문한 사람이 딱 1명 있었다. 소지품을 놓고 갔기 때문이다. 물론 저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예의 없는 행동? 10년 넘게 밤잠 설쳐가며 꿈꿔온 길을 가려는데, 예의가 무슨 장애물인가? 어차피 다시는 안볼 면접관인데.

 

  예전에, L모 게임을 만든 N모 사에는 "취직 시켜 줄 때까지 집에 가지 않겠다."며 사장실 앞에 들어 누웠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게임 업계에 떠도는 이야기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물론 그 사람은 사장의 눈에 띄어 취직에 성공했다고 한다.

 

 

마무리.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입사 과정에서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실력을 거의 입증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면접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인격적인 결격사항만 없다면, 면접은 거의 통과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기획자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적다. 그만큼, 면접에서 많은 것이 판가름 난다.

 

  좀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 대학, 학원에서도 이런 것좀 갈켜주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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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th, 2008 19:03 March 20th, 20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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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ony's Dream World :: 게임 기획이 만만해보이더냐..!!!! delete

    게임계에서 일한지 어느덧 만 5년도 훌쩍넘어버렸다. 초기 다른 사람에게서 일을 받고 그 사람의 일을 보조하는 일명 서브 기획의 위치에서 시작하여, CB, OB를 거치며 단독 업무를 수행할 수 ..